어딘가를 수료한 내용을 블로그의 첫 글로 남기게 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하지만 개발자 인생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해 준 스파로스 아카데미의 수료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사실 수료한지를 좀 되었는데 다른 교육받는 거 준비하느라 지금 쓰는 건 안 비밀)
1. 스파로스 아카데미란
스파로스 아카데미는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운영하는 프로젝트형 부트캠프이다. 사실 부산시와의 협업으로 전액 지원해 주기 때문에 부트캠프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노트북과 점심식사는 지원해 주고 교육장려금은 따로 지급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징으로는 현업에 이해도를 갖춘 실무형 SW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만 34세 이하의 4년대 대졸자를 대상으로 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에 현장 강의가 원칙이다. 18주의 시간 동안 2개의 Web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SW 기술뿐 아니라 협업, 커뮤니케이션 역량까지 키울 수 있다.
100% 프로젝트 기반으로 하고, 기업연계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맞춤형 취업지원을 하는 등 여타 국비강의에 비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비강의의 선택지가 좁은 부산에 사는 나로서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담으로 국비교육인 KDT(K-Digital Training)도 같은 교육장에서 진행하는데, 우수 교육생은 신세계I&C에 지원할 때 이점이 있으니 참고 바란다.
2. 진행
1) 스타트캠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주요 SW기술 등의 기본 교육을 통해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이해도를 높이고 필요한 역량을 학습한다. 협업툴을 특강으로 배웠고, 아이디어톤을 진행하여 프로젝트의 기반이 되는 내용을 토의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앞서 교육받은 경험이 있던 학생들도 이렇게 진행하는 강의는 처음이었다는 평이 많았다. usecase 작성, 이벤트 스토밍, ERD 작성, 요구사항 정의서, 아이디어톤으로 이어지는 2주의 기간은 다소 답답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코드 작성은 하지 않고 계속 회의만 하니, 경험이 없는 우리는 빨리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신세계I&C의 실무진이 고심해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현업과 흡사한 과정으로 진행되어 프로젝트에 들어서면 이 과정이 얼마나 중요했었는지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2) 1차 클론코딩 프로젝트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신세계포인트 어플리케이션을 클론코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타 클론코딩과는 다르게 그것을 강의받으며 그대로 치는 것이 아닌 완성본을 던져주고 우리가 그대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그게 뭐가 다른가 싶겠지만, 일단 우리가 쓰는 기술 스택이 문제였다. 스파로스는 가장 트랜디한 기술을 선택했는데, 그것이 바로 프론트의 NEXT.js, 백엔드의 Spring이다.
문제는 우리가 클론하는 대상은 그것으로 만들어진 어플이 아니고 우리는 우리가 앞서 만든 erd를 바탕으로 스스로 만들어 가야 했으며, next라는 프레임워크를 경험해 본 프론트도 없었다. 그렇기에 다들 배우는 자세로 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나 역시 그랬는데, 올해 6월까지 공시생이었던 나로서는 겨우 1달 정도의 시간 동안 JS의 기초만 배우고 갔을 뿐, React는커녕 ES6의 문법도 똑바로 모르는 상태였다. 게다가 교육장과 집의 거리가 멀어서 긴 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했기에 시간과 체력이 너무 부족했다. 그리고 next.js는 레퍼런스도 없는 상태였는데, 특히 App routing으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버전에 작동하던 코드들이 없어진 경우도 많아서 기본적인 react 코드 말고는 구글링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른 조의 프론트와 정보를 끊임없이 교환하고 모르는 점은 강사님께 바로바로 질문하여 문제를 해결했던 것 같다. 클론코딩 주제에 너무 어려운 길을 지나온 것 같지만, 이것이 2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3) 2차 프로젝트 - moA(meeting App)
1차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2차 프로젝트에 돌입했는데, 자유 주제로 직접 구상하여 진행하는 만큼 약간 더 어려움이 따랐다. erd를 직접 구상하여 진행하니 정답이 없었고 MSA로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것 역시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스파로스에서 매칭해 준 멘토링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되었다. 2차 프로젝트는 기업연계 프로그램이라고 하여 내로라하는 멘토분이 도와주셨는데, 이는 구상에서 어려운 부분을 해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진행 중에 암초를 만났는데 한분이 취업으로 이탈하셨다.
사실 나는 1차 때도 다른 조보다 인원이 적은 4명에서 진행했는데, 다시 다른 조보다 2명이나 적은 4명에서 진행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 조의 DevOps 맡은 다른 팀원 분이 시간을 갈아 넣어 쿠버네티스를 혼자서 해결해 주셨기에 부담이 조금 줄었다.
물론 여전히 어려운 점이 많았다. DB를 구상함에 있어 우리의 부족한 경험은 장애가 되었고 프로젝트 막바지까지 ERD를 끊임없이 변경하기도 했다. 백엔드 분들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프론트도 쉽지만은 않았는데, 디자인적인 감각이 모자란 점이 문제였다. 처음에 구상한 것과 다르게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내가 봐도 별로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결국 디자이너 출신인 강사님이 도와주셔서 계속 수정해 갔지만, 해결 못할 벽을 하나 만난 것 같았다. 결국 최종안은 처음 초안으로 만든 디자인과는 동떨어진 것을 만들게 되어 아쉬웠지만 현업에 가서는 그것을 따로 담당하는 웹디자이너가 있을 테니 조금은 안심이었다.
4) 테크토크, 멘토링
멘토링에 대한 이야기는 위에서 간간이 하긴 했지만, 역시 가장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물론 강사님도 훌륭하시지만, 멘토링을 받으면서 강사님과는 또 다른 시선에서 바라봐주시는 점이 도움이 되었다. 정답이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강사님과 멘토님의 말씀이 다를 때는 약간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시선에서 조언을 주시니 여러 방향으로 생각해 보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테크토크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는데, 한 달에 한번 꼴로 현업 개발자 분을 초청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고 질문도 하는 시간이었다. 지금 취업시장엔 한파가 몰아치고 있고, 아직 이력서를 넣지 않은 상태라 막연하게 두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현업에 계신 개발자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기업이라는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줄었고 질의응답 또한 큰 도움이 되었다.
3. 느낀 점
두 번의 프로젝트 동안 물론 발전한 점도 많았지만, 여전히 모자란 점이 많이 느껴졌다. 일단 모든 프론트엔드의 기초가 되는 JS가 부족하니 코드가 난잡해지고, gpt에 기대어 창의적인 코드를 짤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강의만 듣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로서 협업을 경험해 본 것은 4개월이 아깝지 않은 큰 자산이었다.
부산지역에서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꼭 지원하기를 추천한다. 부트캠프 중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취직을 하게 된다면, 가장 큰 한 걸음으로 생각될 것 같다.
스파로스 아카데미 홈페이지 https://www.spharosacademy.com/